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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보관 주의하세요”… 얼리면 안되는 식품 5가지

by mobil 2025.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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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가득 채워 넣은 식재료를 보며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만능 해결사는 바로 냉동실입니다. '일단 얼려두면 상할 일은 없겠지'라는 생각으로 모든 식재료를 냉동 보관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습관이죠. 하지만 냉동실이 모든 식재료의 완벽한 안식처는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식품들은 냉동 보관하는 순간, 맛과 식감은 물론 영양까지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무턱대고 냉동실에 넣으면 절대 안 되는 식품 5가지를 자세히 알아보고, 왜 얼리면 안 되는지 그 과학적인 이유와 올바른 보관법까지 함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앞으로는 이 글을 참고하여 현명하게 식재료를 관리하고, 음식 본연의 맛과 신선함을 지켜내시길 바랍니다.


냉동채소

1. 왜 얼리면 안 될까? 냉동의 과학적 원리

음식을 얼리면 왜 맛이 변할까요? 그 비밀은 바로 **'얼음 결정(ice crystals)'**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식품은 70% 이상의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수분이 얼면서 부피가 팽창하고, 날카로운 얼음 결정으로 변해 식품의 가장 중요한 구조인 **'세포벽'**을 뚫고 터뜨립니다.

특히 채소나 과일처럼 수분 함량이 높고 섬유질이 많은 식품은 이러한 현상에 매우 취약합니다. 냉동실에서 꺼내 해동하는 순간, 파괴된 세포벽 때문에 안에 있던 수분이 한꺼번에 빠져나오게 됩니다. 그 결과, 신선했던 채소는 흐물흐물한 물컹한 상태가 되고, 튀김은 바삭함 대신 눅눅한 기름 덩어리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냉동은 단순한 보관 방법이 아니라 식품의 물리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입니다. 이제 이 원리를 바탕으로 얼리면 안 되는 5가지 식품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2. '냉동 보관 주의하세요'… 얼리면 안 되는 식품 5가지

상추

첫 번째, 잎채소류 (상추, 샐러드 채소, 양배추 등)

잎채소는 수분 함량이 매우 높은 대표적인 식품입니다. 아삭하고 신선한 식감이 생명인 샐러드용 채소나 상추를 냉동실에 넣으면, 내부에 있던 수분이 얼면서 세포벽이 파괴됩니다. 이렇게 얼린 채소는 해동하는 순간, 수분이 완전히 빠져나가 축 늘어지고 흐물흐물해져서 씹을 수조차 없을 만큼 질겨지거나 눅눅해집니다. 심지어 색깔까지 변해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됩니다. 샐러드용으로 사용하기는커녕, 심지어 볶음 요리나 국물 요리에 넣기도 부적합한 상태가 됩니다.

올바른 보관법: 잎채소는 냉동 보관보다는 냉장 보관이 필수입니다. 씻지 않은 상태의 채소를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싸 비닐팩에 넣어 냉장고 채소 칸에 보관하세요. 키친타월이 채소의 수분을 조절해 주어 신선함을 좀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미 손질해서 씻은 채소라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후 밀폐 용기에 키친타월을 깔고 보관해야 합니다.

수박.오이.토마토

두 번째, 수분 함량이 높은 채소와 과일 (오이, 토마토, 수박 등)

잎채소만큼이나 수분 함량이 높은 오이, 토마토, 수박, 멜론 등도 냉동실에 넣으면 절대 안 되는 식품입니다. 이들은 냉동실에서 얼었다가 녹으면서 조직이 완전히 파괴되어 마치 죽처럼 뭉개집니다. 샐러드나 샌드위치에 넣어 아삭한 식감을 즐기는 오이나, 싱싱한 상태로 즙이 터지는 토마토를 기대했다가는 실망만 남게 될 것입니다. 수분이 90% 이상인 수박은 해동 후 푸석하고 밍밍한 얼음덩어리가 됩니다.

올바른 보관법: 이들은 냉동실이 아닌 냉장실이나 상온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토마토는 냉장고에 넣으면 풍미가 떨어지므로 상온에 보관하는 것이 좋고, 오이나 수박은 냉장 보관해야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어쩔 수 없이 얼려야 한다면, 해동 후 식감을 포기하고 **'요리용'**으로 사용할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으깬 토마토는 파스타 소스용으로, 잘게 썬 오이는 피클 재료용으로 사용하면 냉동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요거트.유유,마요네즈

세 번째, 유제품류 (요구르트, 우유, 마요네즈)

우유, 요거트, 마요네즈, 생크림 같은 유제품들도 냉동 보관에는 매우 취약합니다. 이들은 유지방과 수분이 섞여 있는 '유화(emulsion)' 상태인데, 냉동 과정에서 수분이 얼음으로 변하며 이 유화 상태가 깨지게 됩니다. 해동하면 물과 지방이 분리되어 덩어리가 지고 층이 생기며, 질감은 끈적거리거나 푸석푸석하게 변합니다. 특히 마요네즈는 식용유와 달걀노른자가 결합한 유화액인데, 냉동하면 기름과 물이 완전히 분리되어 다시는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요구르트 역시 해동하면 맑은 물과 건더기처럼 분리되어 버립니다.

올바른 보관법: 유제품은 유통기한이 짧으므로 필요할 때마다 소량씩 구매하여 냉장실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우유를 얼려야 한다면, 얼린 후 해동했을 때 덩어리 지는 것을 감안하여 베이킹이나 요리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마요네즈나 요거트는 절대 냉동 보관해서는 안 됩니다.

새우튀김.오징어튀김

네 번째, 튀김류 및 튀긴 음식

갓 튀겨낸 치킨이나 감자튀김의 바삭한 식감을 냉동실에서 다시 살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튀김류를 얼리면 튀김옷과 식재료의 수분이 얼음 결정으로 변하게 되고, 해동하는 과정에서 이 수분이 다시 튀김옷 속으로 스며들어 눅눅하고 질긴 식감으로 변합니다. 심지어 기름 쩐내가 나거나 불쾌한 맛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올바른 보관법: 튀김 요리는 만든 즉시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남았다면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최대한 빨리 먹는 것이 현명합니다. 냉장 보관한 튀김을 다시 먹을 때는 전자레인지보다는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데우는 것이 좋습니다. 고온의 열풍이 튀김옷의 수분을 증발시켜 어느 정도의 바삭함을 되살려 줄 수 있습니다.

삶은달걀

다섯 번째, 삶은 달걀

삶은 달걀은 생각보다 냉동 보관에 취약한 식품입니다. 삶은 달걀을 얼렸다가 해동하면, 흰자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마치 고무처럼 질기고 푸석푸석한 식감으로 변합니다. 노른자 역시 수분이 증발하며 매우 퍽퍽하고 건조해져 맛이 크게 떨어집니다. 달걀의 단백질 구조가 냉동 과정에서 변형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올바른 보관법: 삶은 달걀은 냉동실이 아닌 냉장실에 보관해야 합니다. 껍질을 까지 않은 삶은 달걀은 최대 일주일까지 냉장 보관이 가능하지만, 껍질을 깐 달걀은 공기와의 접촉으로 인해 빠르게 상할 수 있으니 2~3일 내에 모두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3. 그래도 얼려야 한다면? 현명한 냉동 보관 팁

위에서 언급한 식품들이 냉동실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이 얼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몇 가지 팁을 활용하여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퓨레나 소스 형태로 만들기: 오이나 토마토 같은 수분 함량이 높은 채소는 해동 후 식감이 망가지므로, 아예 처음부터 갈아서 퓌레나 소스 형태로 만들어 얼리는 것이 좋습니다. 얼음틀에 넣어 얼린 후 필요한 만큼 꺼내 수프, 스무디, 파스타 소스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살짝 데쳐서 얼리기: 시금치, 브로콜리 같은 채소는 얼리기 전에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물기를 제거하고 얼리면 조직의 파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는 '블랜칭(Blanching)'이라고 부르는 방법으로, 채소의 색감과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 튀김은 단시간만 냉장 보관: 튀김 요리는 냉장 보관 후에도 최대한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냉동 보관은 맛과 식감의 손실이 너무 크므로, 남은 양을 미리 예상하여 먹을 만큼만 냉동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결론

냉동실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식재료를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하지만 모든 음식이 냉동에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각 식품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방법으로 보관하는 것이야말로, 음식 본연의 맛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앞으로는 무조건 냉동실에 넣기 전에 잠시 멈춰 서서 '이 식재료는 얼려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이 작은 습관 하나가 여러분의 식탁을 더 맛있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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